대학은 신분 상승의 사다리일까?
- James Ko
- 4월 4일
- 2분 분량

요즘 대학 입시와 관련해 자주 들리는 말 중 하나가 바로 Social Mobility, 우리말로는 ‘사회적 이동성’이라는 개념입니다.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개념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닙니다. 대학을 왜 가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담고 있기도 하죠.
"어디에서 태어났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학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좋은 교육, 넓은 인맥, 안정적인 직업...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 바로 그것이 아닐까요?
‘사회적 이동성’이란 단어는 바로 그 부분을 정확히 짚습니다. 낮은 소득과 지위에서 출발한 사람이 대학을 통해 더 높은 경제적, 사회적 위치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 그 사다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대학이 해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숫자가 보여주는 이야기
뉴욕타임즈에서는 한 흥미로운 데이터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내 극빈층 가정(소득 하위 5%)에서 태어난 학생이 특정 대학을 졸업한 뒤 상위 5%에 진입하는 비율을 대학별로 분석한 자료였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이비리그 대학들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눈에 띄는 이름은 따로 있었습니다. St. Louis College of Pharmacy, Babson College, RPI와 같은 학교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최근 발표된 또 다른 순위에서는 CUNY(뉴욕 시립대 시스템)와 California State University(캘리포니아 주립대) 소속 대학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는 사실입니다.
UCLA나 UC Berkeley가 아니라, UC Merced나 UC Riverside가 더 높은 사회적 이동성 점수를 기록한 것도 놀랍지요.
명문대는 왜 Social Mobility 순위가 낮을까?

"그래도 하버드나 예일이 더 낫지 않나요?" 라고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졸업 후의 기회나 사회적 영향력 면에서 아이비리그는 여전히 막강합니다. 그런데 Social Mobility 순위에서는 다소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저소득층 학생의 비율입니다.
최상위 대학들은 입학 자체가 매우 어려운 만큼, 실제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입학까지 이르는 비율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장학금과 지원이 넉넉해도, 그 출발선에 설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교육이 사라지면, 계층 상승도 멀어진다
우리는 흔히 "요즘 세상은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시간, 자원,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 중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교육, 특히 고등교육입니다.
그렇기에 대학은 여전히 신분 상승의 유력한 통로입니다. 하지만 그 길이 공평하지 않다면, 우리는 사회 전체의 공정성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대학’
이 글을 읽는 학생과 학부모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좋은 대학’은 단지 이름이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내 실력과 여건에 맞고, 내가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에서의 사회적 평판이 높으며, 졸업 후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대학이 진짜 좋은 대학입니다. 무리해서 명문대를 쫓기보다는,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곳, 내 인생을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해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 선택이야말로, 진정한 ‘사다리’를 찾는 과정일 테니까요.
모든 학생이 각자의 노력으로, 더 나은 미래로 올라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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